조선의 새벽 햇살이 궁궐 창호를 비추면 왕비와 대비의 처소도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궁녀들은 조심스럽게 화장도구를 준비하고, 검은 옻칠 위에 자개가 은은하게 빛나는 자개가 햇살을 받으면 오색으로 반짝이는 화장함의 뚜껑을 열었습니다. 함 안에는 빗과 거울, 향낭과 비녀, 작은 장신구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빛을 받을 때마다 자개는 푸른빛과 분홍빛을 번갈아 내며 조용한 궁방을 더욱 품격 있게 만들었습니다. 왕실의 여인들에게 나전칠기는 단순한 보관함이 아니었습니다. 귀한 물건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실용적인 역할은 물론, 궁중의 품격과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생활 공예품이기도 했습니다. 혼례를 앞둔 공주에게는 정성껏 만든 나전칠기 함이 예물로 준비되었고 정교한 문양이 새겨져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금치 못하..